2024KRelection_commentary

미국 대선 보도 간단 가이드

DISCLAIMER: 한국 언론들의 최근 미국 대선 관련 보도들을 보면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해제하지 않은 표피적인 중계보도로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미국 대선판 보도들을 읽기 위해서 숙지해야할 최소한의 정보들을 매우 짧은 글로 정리해놨습니다. 정말정말정말 최소한도로 숙지하면 행간들 읽는데 참고가 될 내용이기때문에 거칠고 세부사항에서 오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TL;DR: “소결” 부분으로 넘어가시면 결론을 보실 수 있습니다.

Revision History

1. 미국 대통령 선거의 룰과 2020년 선거결과

아주 간단히, 미국 대통령 선거는 538표이 선거인단표 중 과반, 즉 270표 이상을 가져오면 이기는 룰입니다. 538표는 각 주(+DC)별 인구수 등 공식에 의해 10년마다 재배분되며, 대부분의 주들은 승자독식 규칙을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16표를 받은 주에서 후보 A가 250만 1표, 후보 B가 249만 9999표를 득표했으면, 후보 A가 16표를 모두 가져간단 것입니다. 따라서 전국여조의 후보 사이의 지지율차는 선거결과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를 Electoral college bias라고 합니다.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후보는 306표, 트럼프후보는 232표를 획득했습니다. 즉 표차가 74표차가 납니다. 이렇게 보면 큰 차이가 난 것 같죠? (실제로 전국 득표율로만 봐도 51.3% 대 46.3%로 넉넉한 차이입니다).

하지만 주별 승자독식제이기때문에, 주별 득표율차를 보면, 여러 주에서 득표율차가 초박빙이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년 미국 대선 위키피디아 페이지

만약 이 3개 주에서, 예컨대 트럼프가 0.8%p 더 득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306-(16+11+10)=269, 232+(16+11+10)=269, 동점이 됩니다 (동점이 되었을 경우 승리규칙은 따로 정해져있는데, 당시 구도에선 사실상 공화당, 즉 트럼프의 승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트럼프가 2016년 힐러리 후보 상대로 306표 대 232표 (힐러리)로 승리했는데 (물론 뽑힌 선거인들이 당시 반란표를 줘서 공식 숫자는 다릅니다), 이 때 박빙 주들을 보면,

2016년 미국 대선 위키피디아 페이지

만약 힐러리가 진 3개 주에서, 예컨대 0.8%p 더 득표했다면, 306-(16+20+10)=260, 232+(16+20+10)=278, 이 되어서 승자가 바뀌게 됩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렇게 1%p도 안 되는 득표율차로 선거결과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는 뜻은, 해당 박빙주 (“스윙스테이트”라고 합니다) 여론을 1%p 이내의 정확도로 파악하지 못하면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표본오차만 고려해도 일반적인 주별 여론조사는 이러한 해상도를 갖을 수가 없습니다. 95% 신뢰수준에서 단순히 표본오차 범위를 1%p 이내로 줄이려고 해도 필요한 표본수는 일반적인 여론조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1만명 수준).

이게 늘상 있었던 일일까요? 아닙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플로리다 단 한 주만 0.88%p 의 득표율차를 보여줬고, 승패가 바뀌려면 5%p의 득표율차까지 가야했습니다. 2008년 승패를 결정짓는 주의 득표율차는 8%p가 넘었습니다. 즉, 선거인단제도하에 미국 대선이 박빙이었던 것은, 최근 트럼프가 후보였던 대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대선판 보도들, 여론조사들의 움직임, 그리고 왜 각 후보의 승리 확률이 전국여조에서는 큰 변동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휙휙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느냐하면, 바로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연속해서 0.8%p 이내의 초박빙의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이게 미국이 여러 가지 당파적인 구도가 고착화된 반증이냐, 트럼프효과냐, 계속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 이론들이 있습니다만, 정리가 안 된 상황임은 분명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아래에서 살펴볼 모든 지표들과 논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FAQ1도 참조해주세요)

2. 2016년, 2020년 미대선 선거여론조사 참사

대개 미국에서 전국단위 여론조사는 3천명 조사를 넘지 않고, 주별 조사도 조사 표본이 1천명을 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여론조사 오차범위의 최소한도라고 할 수 있는 표본오차범위 (Margin of Error)는 95% 신뢰수준에서 +/-3-4%p 범위입니다. 즉 개별 여론조사는 1%p미만의 초박빙 구도에서는 정확한 구분을 해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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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되물을 수 있겠습니다. 해당 주에서 여러 여론조사업체들에서 계속 같은 방향의 박빙의 결과를 보여준다면, 이들 다 모으면 해상도가 그 정도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라고 말이지요. 실제로 다수의 여론조사들을 편향성을 “보정”하고 묶어서, 예측을 하는 일종의 메타 여론조사회사들이 많이 생겨났고, 우리가 흔히들 보는 “트럼프 승리확률”, “해리스 승리확률” 같은 내용들은 이러한 집계 사이트에서 공표 여론조사들을 모아서, 좀더 정밀한 해상도를 얻어내고자 하는 통계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표본수가 작은데서 오는 표본오차 뿐만 아니라, 표본 자체가 편향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두 번의 미국 대선에서, 미국 주요 여론조사업체들은 정말 참사에 가까운 편향을 보여줬습니다. 만약 많은 여론조사업체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다함께 손에 손 잡고 유권자와는 다른 표본을 뽑아서 조사한다면, 그 어떠한 방식으로 집계한다고 하더라도, 편향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여론조사업체들이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던 것은, 2016년 미국 유권자층이 그 전과는 다르게 교육수준에 따라 당파가 갈리는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특별히, 트럼프 지지성향이 강화되었던 저학력 (백인) 인구의 전화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낮았습니다. 따라서 해당 주에서 이런 인구집단의 비율이 높은데 적절한 보정을 하지 않으면, 힐러리후보를 일관되게 과대평가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는, 2016년 당시 전국여조에서는 대개 교육수준에 대한 통제를 주로 하고 있었고, 따라서 2016년 미국 전체 기준 후보득표율은 여론조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표의 지역적 분포가 미국 선거인단제도를 생각하면 힐러리후보에게 불리하게 분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미국 여론조사업체들이 잘못을 만회하려고, 좀더 적절한 보정을 진행하였고, 2018년 미국 중간선거 -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국회에 해당하는 하원선거는 2년마다 선거를 합니다. 중간선거라 함은, 4년 임기의 대통령선거가 벌어지지 않는 선거입니다 - 에서는 다시 상대적으로 높은 적중률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맞이한 2020년 대선 때는, 또 역대급의 여론조사 참사를 반복하게 됩니다.

NYT 주별 여론조사 오차 기사 <– 선거여론조사 문제에 대한 최근 NYT의 심층기사인데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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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는 심지어 교육수준 보정까지 다 한 상태였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2016년과 달리, 대체 어떤 식으로 보정하면 오차, 편향을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 뾰족한 정답이 나오지 못한, 그야말로 멘붕상태의, 기십년 역사상 가장 나쁜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기억이 가물가물할까요? 우선, 위의 그래프에서 보이다시피, 정말 간발의 차이로, 어쨌든 승패를 맞춘 주들이 있었고, 이 때문에 2016년과 달리 바이든이 신승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판데믹 와중, 백신이 막 나올랑말랑 하는 상태에서, 역대급의 우편투표 등에, 선거운동 제약도 강한 상태에서 벌어진 선거였기때문에, 코로나 감염 예방에 더 민감해서 집에 더 많이 머무르던 바이든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응답을 더 많이 해서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막연한 가설 정도만 있는 상태였습니다. (추가: 22일 당일 NYT여론조사팀장인 Nate Cohn의 2020년 여론조사 문제에 대한 이론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한 일독을 권합니다)

바로 이 2020년 대선에서 여론조사 업체들의 참사에 가까운 성적표, 더해 오답은 있는데 정답이 뭔지를 모르는 상태가 지난 4년간 미국 여론조사업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뱀다리1. 미국 대통령 선거 역대급 투표율의 그림자

대개 미국 대선은 60%대의 투표율을 보여줬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대선의 또다른 특이점은, 투표율이 무려 66.6%를 찍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트럼프 후보가 자신이 역대 공화당 후보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다고 자랑하곤 하는데, 정말 그 동안 나오던 나름 정치 고관심층 유권자들에 더해서, 정말 나올 것 같지 않던 중저관심층 유권자들까지 투표소든 우편투표든 대선에 투표를 했다는 것입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 정말 오랜만에, 아니면 거의 처음 투표장에 나온 미국 유권자들이 앞으로도 투표소를 찾겠냐는 질문입니다.

앞서서 LV (Likely Voter, 투표할 가능성 높은 유권자)와 RV (Registered Voter, 등록 유권자)를 정리하겠다고 했는데, 모든 여론조사결과는 대략 10월을 기점으로 해서 등록 유권자층에서의 후보간 지지율을 제일 앞서서 공표하지 않고, 투표유력층을 따로 선별해서 후보간 지지율을 공표하게 됩니다. 한국서는 등록유권자 기준으로 주로 여론조사결과들을 공표하지만 (아마 법적인 규제가 있을 것입니다), 다들 들으셨다시피, 특정 인구집단 - 이를테면 20대 - 의 경우 투표율이 떨어지기때문에, 실제 선거결과를 좀더 정확히 예측하려면 이러한 투표율 보정을 해야합니다.

즉, 미국의 여론조사업체에선, 각 기관마다, 또는 심지어 여론조사의뢰인마다 자체적으로 어떤 여조응답자가 정말 투표를 할지를 판단한 후 보정치를 매겨서 지지율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사실상 한국과 달리 규제가 없습니다. 2020년 역대급 투표율이 과연 2024년 얼마나 재현될 것인가, 어떤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을 것인가는, 실제 투표날까지도 모르는 상황이란 것입니다. 작금 사전투표나 우편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주들에서, 민주당이 앞섰네, 공화당이 앞섰네 하는 것이 무의미한 이유가, 이들은 정치고관심층 유권자들에 가깝고, 여기에 더해 정치 저관심층 유권자들 중 어떤 성향의 유권자들이 더 투표장을 찾을 것인가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파악하기 어렵기때문입니다 - 다시금, 왜 파악하기 어렵냐, 저관심층 유권자들은 선거여론조사에 응답률이 극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ARS여론조사가 정치고관심층을 과대표집하고 있다고 하는 말들과 비슷합니다).

3. 2020년 참사 이후 미국 여조업계의 응전 - 난맥상

이렇게 오리무중인 상태에, 전화여론조사 환경은 계속 나빠졌습니다. 당파에 따른 응답률차를 위에서 살펴봤지만, 전반적인 응답률도 정말 처참하게 떨어졌고, 점증하는 스팸전화들에, 사람들이 전화 자체를 받지 않는 경향도 심화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24년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들 - 인도, 유럽, 영국, 프랑스 등 - 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론조사와 선거결과 사이의 간극이 커지는 경향의 가장 주요 원인이 이렇게 전화 응대 안 하는 유권자 집단이 일종의 특이점을 넘어선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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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기존 선거여론조사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몇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1. 선거여론조사를 안 한다 - 정말로, 2020년을 기점으로 해서 너무 데여서, 나름 공신력있던 여론조사 기관 중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선거여론조사에서 발을 뺀 기관들이 상당히 됩니다 (미국 갤럽은 애진작에 발을 뺐지만, 유명한 여론조사 업체들 중에서도, 트럼프 찍을래 해리스 찍을래 질문은 ㅇ나 하고, 트럼프를 찍을래요 안 찍을래요? 해리스를 찍을래요 안 찍을래요? 따로 질문을 한다든지, 면피를 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케이스들이 생깁니다)
  2. 전화여론조사 대신, 인터넷 표본 모아 조사, 돈 준다고 하고 편지 여론조사, 문자를 보내서 채팅형식으로 여론조사 등, 10년 전만 하더라도 변태적이라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을 형식의 여론조사 시도들을 하게 됩니다.
  3. 유권자명부를 바탕으로 층화 확률 표집을 시도한다.
  4. 마지막으로, 지난 선거 투표 응답 결과를 기준으로 해서 나온 표본을 다시 보정한다. 즉, 여론조사에 임한 응답자가 2020년 누구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을 기준으로 해서 한 번 더 보정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여론조사를 했는데, 트럼프후보를 찍었다고 하는 응답자들이 2020년 선거결과의 트럼프 득표율보다 낮다, 이러면 이들 응답자들을 더 가중치를 주는 것으로, 대개 지난 선거 패배자에게 좀더 지지율이 나오게 만드는 보정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4.은, 결과적으로는 여론조사 결과를 2020년의 결과에 가깝도록 맞추는 영향을 발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보정방식을 R모 회사가 썼다가 과징금을 맞기도 했는데, 정말 교과서적으로 잘못된 보정 방법이지만 (주로 여론조사에 응답할 때 패배한 후보를 찍었다고 말하기 꺼려지는 현상때문에 거의 항상 패배자 득표율보다 응답 득표율이 더 적게 나옵니다), 이렇게 보정해야 2020년 대선결과가 좀더 맞았다 (좀더 트럼프의 강세를 보여줬다)는 근거 하나로 2023년 초부터 많이들 도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보정을 하지 않는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NYT나 일부 이른바 “곤조”를 갖은 회사들만 있고, 대부분 이런 식으로 보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2024년 투표 유권자들의 구성이, 2020년 투표 유권자들과 달라졌다면, 이렇게 보정되어 공표된 여론조사결과들은 그 흐름을 놓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는 완전히 공화당판으로 변했다고 주장하는 NYT의 Nate Cohn이, 선거결과를 까보면 2020년 대선 투표 응답 기준으로 보정하는 여론조사기관들은 아마 후회할 것이라는 식으로 암시하고 있는 구도입니다.

2., 3.의 경우에는 안 그대로 앞서 말씀드린대로 투표율 모델이라는 약간 회색지대의 “유도리”가 있는 와중에, 온갖 잡탕 방식으로 표집을 섞다보니까, 조작이 아니더라도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이 많이 생기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여론조사기관들이 “우루루” 함께 몰려가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실제로 Herding이라고 하고, 주요 격전지에서 표본오차 범위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이러한 저변이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들도 다 괴상하게 여론조사를 하니까, 정말 맘 먹고 야바위질을 하는 회사들도 활개치게 되었는데, 주로 친공화당 성향의 여론조사업체들 – 가장 악명높은 회사 중 하나가 트라팔가 – 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쯤에서 이런 여론조사결과들을 집계하는 여러 미국 집계 사이트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차례입니다.

4. 538, Silver Bulletin, 이코노미스트, RCP, NYT, Split Ticket과 같은 여조집계 사이트는 어떻게 집계/보정하는가?

아마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538을 기화로, 많은 언론사 또는 독립 사이트들이 여론조사들을 모아서 집계, 이들을 보정을 거치거나 보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 평균을 내는 형식으로 판세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먼저 이 중에서 이른바 RealClearPolitics, RCP에 대해서 짧게만 말씀드립니다. 이 사이트는 사실상 공화당 기관지에 가까울 정도로, 공화당 관련 여론조사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고, 집계도 보정을 가하지 않고 그냥 단순 평균을 내는 형식을 띄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친공화당성향의 저품질 여론조사들이 몰려 공표될 때, 평균값 수치가 공화당편향으로 많이 바뀌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식으로 가중평균도 아니고 그냥 일일평균 내는 집계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결국 그렇지 않다면, 여러가지 통계 기법을 통해,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각 사이트별 품질평가와, 얼만큼 공화당 또는 민주당 편향이 있는지를 보정해서, 그리고 더불어 과거 역사상 여론조사에서 특정 단기성 이벤트효과 등까지 추가 보정 (Nate Silver의 Silver Bulletin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을 해서 판세를, 후보별 평균 지지율 상황을 계산하게 됩니다.

각 사이트별 구체적인 얘기들을 상술할 필요없이 (각 사이트 가시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품질평가 부분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이 품질평가를 방법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는 2020년 이후 대체 정답 방법론이란 것을 정의하기가 어려우므로), 과거 적중률을 기준으로 품질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여론조사기관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식으로 보정하고, 얼마나 품질보증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이런 사이트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제대로 된 인증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2020년, 단지 트럼프후보의 (예상치 못한) 강세를 좀더 잘 맞췄다는 이유로, 형편없는 방법론을 쓰고 있는 친공화당 여론조사업체들이 높은 가중치를 받게 되었고, 이 부분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많은 집계 사이트들을 위시해 선거보도에 편향이 있었던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저잣거리에서는 이 때문에 실버가 538 사이트에서 나와야했다는 얘기도 돈다고 합니다). 추가: 2022년 결과에 대한 538의 약간 민망한(?) 평가서는 이 기사를 살펴보세요. 약간 사후 정당화의 면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셔야합니다. )

아무튼 이렇게 집계 사이트들이 성행하게 되면서 더더욱 여론조사업체들은 눈치를 볼 동인이 더 생겼습니다. 다 같이 틀리면 중간 가지만, 자기만 틀리게 보도하면 가중치, 품질평가에서 패널티를 받게 되니까요. 이런 압력을 이겨낼만한 기관은 예컨대 NYT같은 큰 언론기관 배경의 여론조사팀밖에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소결

위의 4가지 사항들을 숙지하면, 앞으로 2주간 벌어질 미국 대선 중계에서 좀더 단단한 시각을 갖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2016/2020년 두 번에 걸친 미국 여론조사회사들의 실패와, 지난 두 대선에서 유달리 강조된 초박빙의 선거구도결과의 그림자, 그리고 과연 이번 선거에 정치 저관심층 유권자들이 얼마나 나설 것인가란 불확실성이 겹쳐져서, 유례없이 혼탁한 여론조사보도의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 없는 미국 유권자들은 여론조사를 뛰어넘어 다른 지표들을 찾기 시작했는데, 이 점은 뱀다리에서 키워드 위주로만 정리해놓겠습니다.

뱀다리2 - 여론조사를 왜 보냐, 비슷한 유권자층이 직접 투표장으로 향한 선거결과를 보자 - 백인 유권자들의 풍향계 워싱턴주 경선

여론조사를 못 믿겠다는 미국인들 중 일부는 100% 우편투표로 직접 투표가 이뤄지는 워싱턴주 경선결과를 살펴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Split Ticket의 기사를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주로 백인 유권자가 다수인 워싱턴주의 도시/촌 에서의 투표행태를 통해, 몇 달 뒤의 대선의 향방을 예측해보는 것입니다. 현재 선거인단제도 상 결국 중서부 (미시건, 펜실베니아, 위스컨신)을 민주당이 수성하면 신승 (270표)할 수 있기때문에, 초미의 관심사인데, 이 결과에 따르면 의외로 백인 유권자층에선 2022년에 비해서도 민주당 우위의 구도가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여론조사들에서는 박빙구도가 나오는 것일까요? 위에 일별한대로 온갖 여론조사들의 문제점들을 차치하고 나서 남은 이론에 따르면 (NYT의 네이트 콘이 언급한 이론입니다)

뱀다리3 - 유색인종 / 젊은 남성의 민주당 지지세가 약화되고 있는가?

유색인종의 민주당 지지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가설이 그것입니다. “Racedep”이란 키워드로 살펴보시면 나오는데, 인종(Race)에 따른 구도가 약화되고 있다 (de-polarization)는 뜻으로, 예컨대 흑인층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두자릿수 (15%~)가 나오는 전국 여론조사들이라든지, 좀더 많은 여론조사로, 젊은 (유색인종) 남성의 트럼프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다든지 [기사2] (어디서 많이 들어보셨던 얘기시지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되겠습니다. 이에 맞서서는, 예컨대 유색인종 미국 유권자들의 성향은 지역별 등으로 다르고, 대표성 있게 표집하기가 백인 유권자층에 비해서도 더 어렵기 때문에, 아마도 정치 고관심층을 과대표집하고, 이 때문에 높은 트럼프 지지세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느냐하는 이견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좀더 전문적으로 이 인구집단에 대한 조사에서의 결과는 분명치 않은 상황입니다(흑인 인구집단 사례, 라티노/라티나 사례).

짧게 쓰겠다고 하다가 너무 길게 썼는데, 대강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FAQ

1. 그래서 이번 대선결과도 초박빙일 예정인가요?

초박빙일 수도 있고, 양 진영 어느 쪽의 “압승” (선거인단수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많은 여론조사들이 그런 흐름들을 담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보정들을 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게 분명합니다. 단적인 예로, NYT 여론조사팀에서 최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13%p 앞선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들은 2020년 대선결과 응답 갖고 보정을 하지 않는 대표적인 팀입니다), 2016년 힐러리가 캘리포니아나 동부주들 같이, 선거인단제도에서 쓸데없는데 표를 벌고 있던 것의 반대로, 트럼프가 쓸데없는 곳에서 표를 모으고 있어서 (심지어 마지막 랠리는 뉴욕시에서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선거인단 표계산에서는 박빙의 구도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이런 류의 해석의 일례입니다. 물론 정말 그러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하는거겠고, 선거 마지막날까지 망설이고 있는 정치 저관심층 유권자들의 향배에 달려있다고 보입니다.

즉 선거결과가 어느 후보쪽에 일방적으로 나온 것으로 보여도 (특히 주별 승자 구도의 지도에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정도로, 현재 여론조사들 특히, 메타 집계에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 에이, 그래서 트럼프/해리스 이기는 양상 아닌가요?

각 진영에선 진영대로 온갖 지표들을 갖고 와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일전에 트럼프 진영에서는 버지니아도 트럼프편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하고 있고 (근거는 2021년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의 흐름을 듭니다), 해리스 진영에서는 애리조나 여론조사결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후보가 해리스를 일관되게 앞서고 있는 것을 보고 여론조사가 제대로 유권자층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데, 걸러 들어야할 내용들이 상당합니다. 여론조사 수치들만 놓고 보기에는, 투표를 할 유권자의 구성에 대한 가정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두 후보(캠프)는 거의 정반대의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해리스 후보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한 표까지 최선을 다해 훑는 모양새라면, 트럼프 후보는 어떻게 보면 황당한 허장성세라할 정도로 선거운동을 다 이긴 것마냥 행동하고 있다보니, 특별히 트럼프 치하의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걱정이 훨씬 큰 고학력층들의 불안감, 패닉을 야기하는 양상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미국 주요언론들, 기자들도 그 지점에 있어서는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때문에, 앞으로 2주간, “민주당 망했다”라는 논조의 기사들이 계속 쏟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일종의 분위기에 휩쓸린 보도들이 과연 선거결과에도 어떤 영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편이긴 합니다. 2022년 2010년 식의 압도적인 공화당 승리를 점치던 언론 분위기때문에, 캘리포니아주 및 뉴욕주 하원 선거들이 박빙으로 넘어가서, 미국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된 결과를 낳았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경마식 여조 보도에 미디어가 편향되게 되는 것은, 금년 EU의회선거라든지, 한국 총선이라든지, 인도 총선이라든지, 거듭되어서 반복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FAQ 보이는대로 추가예정)